호버링이란? eVTOL이 제자리에 떠 있는 원리와 로터 전력 계산
호버링(제자리 비행)은 로터가 만든 위쪽 힘이 기체 무게와 꼭 같아져 한자리에 머무는 상태입니다.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은 이착륙 때마다 이 상태를 지나는데, 날개의 도움 없이 로터만으로 무게를 다 들어야 해서 전력이 가장 많이 드는 구간으로 꼽힙니다.
로터는 공기를 아래로 내던진 반동으로 뜬다
로터 블레이드는 빙글빙글 도는 날개입니다. 회전면 위쪽 공기를 끌어당겨 아래로 세게 밀어 내리면, 그 반동으로 로터는 위로 밀려 올라갑니다. 이 힘을 추력이라고 부릅니다. 더 많은 공기를 더 빠르게 내려보낼수록 추력이 커집니다(NASA 글렌 연구센터, 2025).
날개가 뜨는 원리를 '윗면이 더 길어서 공기가 같은 시간에 뒤끝에 닿으려고 빨라진다'고 배운 분이 많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글렌 연구센터는 이 설명을 틀린 이론의 대표로 꼽습니다. 라이트 형제가 쓴 얇게 휜 판 날개는 위아래 길이가 똑같은데도 양력을 넉넉히 냈습니다. NASA의 설명은 물체가 공기 흐름의 방향을 꺾으면 그 반대쪽으로 힘이 생긴다는 것입니다(NASA 글렌 연구센터, 2024). 로터도 공기를 아래로 꺾어 보내고 그 반작용으로 뜨니, 날개와 로터는 같은 원리를 씁니다.
호버링은 로터 전체의 추력을 합한 값이 기체 무게와 맞아떨어진 상태입니다. 추력이 무게보다 크면 기체가 올라가고, 작으면 내려옵니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균형이 흔들리기 때문에, 제자리에 떠 있는 기체는 로터마다 회전수를 쉬지 않고 조금씩 고쳐 가며 이 균형을 붙들고 있습니다.
회전면이 좁으면 왜 전력이 더 들까?
호버링에 드는 동력은 무게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같은 무게라도 넓은 회전면으로 들면 공기를 천천히 많이 내려보내면 되고, 좁은 회전면으로 들면 적은 공기를 빠르게 내려보내야 합니다. 앞쪽이 훨씬 덜 듭니다. NASA 글렌 연구센터가 소개하는 단순 운동량 이론을 제자리 비행에 맞추면, 이상적인 호버링 동력을 한 줄로 쓸 수 있습니다(NASA 글렌 연구센터, 2025).
이상적인 호버링 동력 P = T × √(T ÷ (2 × ρ × A))
T는 추력으로, 호버링에서는 기체 무게와 같습니다. ρ는 공기밀도, A는 로터 회전면 넓이의 합이고, 제곱근 부분이 회전면을 지나 내려가는 공기 속도입니다. 동력은 추력의 1.5제곱에 비례하고 회전면 넓이의 제곱근에 반비례합니다. 무게를 회전면 넓이로 나눈 값을 디스크 로딩이라고 하는데, 이 값이 클수록 공기를 빠르게 내려보내야 합니다. 무게가 같을 때 회전면을 절반으로 줄이면 공기 속도와 동력이 모두 약 1.41배가 되고, 두 배로 넓히면 약 0.71배로 줄어듭니다. 로터를 작게 나눠 단 기체는 회전면 넓이의 합이 작아지기 쉬워서, 아래 NASA 표에서 보듯 호버링에서 불리해집니다. 내려보낸 바람이 실제로 초속 몇 미터인지, 지상에서 어떻게 퍼지는지는 이착륙 때 지상에 부는 바람을 계산한 글에서 숫자로 따졌습니다.
실제 로터는 이 이상값보다 전력을 더 씁니다. 블레이드가 공기를 가르며 생기는 마찰과 날개 끝 소용돌이 때문입니다. 이상적인 동력을 실제 동력으로 나눈 값을 성능지수라고 하는데, NASA는 6인승 참조 기체를 설계하면서 이 값을 0.68~0.74로 계산했습니다(NASA 에임스·랭글리, 2018). 실제 동력이 이상값보다 35~47% 크다고 본 것이고, 배터리에서 로터까지 가는 동안 인버터와 모터에서 열로 빠지는 몫은 여기에 또 더해집니다.
NASA 참조 기체로 보면 호버링과 순항은 얼마나 차이 날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날개가 있는 기체는 속도가 붙는 만큼 날개가 양력을 나눠 받고, 로터는 무게를 혼자 짊어지던 일에서 풀려납니다. 리프트+크루즈 방식은 순항에 들어가면 뜨는 로터를 아예 멈추고 날개와 순항 프로펠러로만 납니다. 방식마다 무엇으로 뜨고 무엇으로 나아가는지는 틸트로터·리프트+크루즈·멀티콥터를 비교한 글에 따로 있습니다.
NASA가 연구용으로 공개한 6인승 참조 기체 가운데 배터리로 나는 세 종류의 설계값을 1톤당 전력으로 바꿔 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NASA 에임스·랭글리, 2018).
전력 칸은 설계 문서 표의 '무게 대비 동력(lb/hp)'을 1톤당 kW로 바꾼 값입니다. 리프트+크루즈는 날개 덕분에 순항 전력이 셋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대신 회전면이 좁아 디스크 로딩이 64kg/m²로 셋 가운데 가장 높고, 1톤을 띄우는 데 쿼드로터보다 1.9배 많은 전력을 씁니다. 호버링과 순항의 차이도 쿼드로터는 1.3배인데 리프트+크루즈는 3.4배로 벌어집니다. 날개를 달면 순항은 가벼워지지만 뜨는 순간의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호버링 전력이 항속거리를 좌우하는 것은 아닙니다. NASA 설계 임무에서 제자리·수직 비행 구간은 한 번 비행에 다 합쳐도 2분이 안 됩니다. 같은 문서는 호버링 전력이 훨씬 크더라도 머무는 시간이 짧아 호버링 에너지가 순항 에너지보다 작다고 봤습니다. 부담은 배터리 출력 쪽에 걸립니다. 리프트+크루즈 배터리형의 호버링 방전율 2.4C는 문서가 당시 기술로 무리 없이 쓸 수 있다고 본 2C 안팎을 넘는 값이었고, 문서는 가까운 미래의 배터리라면 2~3C를 감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에너지(kWh)와 출력(kW)이 왜 따로 움직이는지는 배터리의 Wh와 W를 나눠 설명한 글에서 이어집니다.
땅 가까이에서는 어디까지 전력이 줄어들까?
이착륙 직전과 직후에는 같은 무게를 드는 데 드는 전력이 줄어듭니다. 아래로 내려간 공기가 땅에 막혀 옆으로 퍼지면서 회전면 아래 압력이 높아지고, 로터를 지나는 공기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지면효과라고 합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회전익 핸드북 2장을 다시 읽어 보면, 대부분의 헬리콥터에서 이 효과는 땅에서 로터까지 높이가 로터 지름 1배 정도일 때까지 이어지고 그보다 높으면 호버링 전력이 거의 일정해진다고 적혀 있습니다(FAA, 2019).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일수록 효과가 크고, 풀밭이나 물 위에서는 줄어듭니다.

로터가 여럿인 eVTOL에서는 사정이 한층 복잡합니다. 로터마다 내려보낸 공기가 바닥에서 만나 서로 부딪히면서 흐름이 복잡하게 얽힙니다. NASA 에임스 연구센터는 지면 근처 NASA 쿼드콥터 주변 흐름을 격자점 수억 개로 모사했는데, 로터 하나만 계산하는 데도 CPU 2,000개로 약 40일이 걸렸습니다. 연구진은 로터끼리의 간섭 때문에 사람이 서 있기 어려울 만큼 바람과 돌풍이 센 구역이 생긴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 결과로 승객과 작업자가 오르내릴 안전한 길을 그리려 합니다(NASA 에임스, 2023).
여기까지는 로터가 모두 제대로 도는 경우입니다. 로터 하나가 멈추면 남은 로터가 무게를 다시 나눠 들어야 하고, 위 식대로라면 추력이 늘어난 비율보다 전력이 더 가파르게 늘어납니다. 로터 수와 배터리 배치에 따라 그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분산전기추진 기체에서 모터 하나가 멈출 때를 계산한 글에서 이어서 따졌습니다. 같은 로터가 땅에서 들리는 소리를 어떻게 만드는지는 eVTOL 소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확인일 2026-10-16
출처
규제기관 문서
- Helicopter Flying Handbook (FAA-H-8083-21B) 2장 Aerodynamics of Flight, 미국 연방항공청(FAA), 2019년판, 열람 2026-10-16, https://www.faa.gov/regulations_policies/handbooks_manuals/aviation/helicopter_flying_handbook
연구
- VTOL Urban Air Mobility Concept Vehicles for Technology Development (AIAA 2018-3847), Silva·Johnson·Antcliff·Patterson, NASA 에임스·랭글리 연구센터, 2018-06, 열람 2026-10-16, https://www.nasa.gov/wp-content/uploads/2026/03/silva2018.pdf
- Simulating Air Taxi Safety: NASA's Quadcopter in Ground Effect, NASA 에임스 연구센터(NAS), 2023-11, 열람 2026-10-16, https://nas.nasa.gov/SC23/research/project6.html
기타 자료
- Propeller Thrust (Beginner's Guide to Aeronautics), NASA 글렌 연구센터, 2025-07-14, 열람 2026-10-16, https://www1.grc.nasa.gov/beginners-guide-to-aeronautics/propeller-thrust/
- Lift (Beginner's Guide to Aeronautics), NASA 글렌 연구센터, 2024-07-11, 열람 2026-10-16, https://www1.grc.nasa.gov/beginners-guide-to-aeronautics/lift-3/
- NASA Urban Air Mobility (UAM) Reference Vehicles, NASA, 2026-03-25, 열람 2026-10-16, https://www.nasa.gov/reference/uam-re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