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TOL은 어떻게 뜰까? 로터·추력·호버링 원리
eVTOL은 로터가 공기를 아래로 밀어낸 반작용으로 추력을 얻어 기체 무게를 지탱합니다. 배터리가 전기를 공급하고 모터가 로터를 돌립니다. 제자리 비행 중에는 위로 향한 추력과 아래로 향한 무게가 균형을 이룹니다.
최종 검증 2026-09-14

로터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로터는 회전하면서 위쪽 공기를 빨아들여 아래로 밀어냅니다. 공기가 아래로 가속되면 그 반작용으로 로터에는 위쪽 힘이 걸립니다. 이 힘이 추력입니다.
추력은 로터가 회전면을 지나는 공기를 아래로 가속시켜 얻는 위쪽 방향의 힘입니다. 헬리콥터와 멀티로터 eVTOL은 이 원리를 그대로 씁니다. 고정익 항공기가 날개 위아래의 압력 차이로 양력을 얻는 것과 힘을 만드는 장치만 다를 뿐, 공기의 운동량을 바꿔 힘을 얻는다는 점은 같습니다. NASA는 양력 설명에서 "같은 시간에 통과한다"는 흔한 도식이 실제 유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NASA Glenn, Lift).
기체가 공중에 멈춰 있을 때는 수직 방향 힘이 균형을 이룹니다. 로터 전체가 만드는 추력의 합이 기체 무게와 같으면 기체는 그 높이를 유지합니다. 이 상태를 호버링이라고 합니다.
전기는 어떤 경로로 추력이 되는가?
전동 항공기의 에너지는 배터리에서 출발해 다섯 단계를 지납니다. 배터리가 직류 전기를 내보내고, 인버터가 이를 모터가 쓸 교류로 바꾸고, 모터가 회전력을 만들고, 로터가 그 회전력으로 공기를 밀고, 밀려난 공기가 기체를 들어 올립니다.
각 단계마다 손실이 생깁니다. 배선과 인버터에서 열이 나고, 모터에서도 열이 납니다. 로터가 공기를 미는 과정에서도 회전 흐름과 날개 끝 소용돌이로 에너지가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배터리가 내보낸 전력보다 실제로 기체를 들어 올리는 데 쓰이는 몫이 항상 적습니다.
여러 개의 작은 로터를 나눠 다는 구조를 분산 전기 추진이라고 합니다. 모터와 로터를 여러 벌 두면 배치를 자유롭게 잡을 수 있고, 한 계통이 멈춰도 남은 계통으로 자세를 유지할 여지가 생깁니다. NASA가 공개한 도심항공교통 참조 기체들도 멀티로터, 리프트+크루즈, 틸트윙처럼 서로 다른 배치를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NASA, UAM Reference Vehicles).
호버링에는 얼마나 큰 전력이 드는가?
공중에 그냥 떠 있기만 해도 상당한 전력이 듭니다. 얼마나 드는지는 로터 회전면의 넓이에 크게 좌우됩니다. 같은 무게라도 회전면이 넓을수록 적은 전력으로 뜰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가정은 기체 무게 1,500킬로그램, 로터 회전면 넓이의 합 12제곱미터, 해면 고도 공기밀도 1.225킬로그램퍼세제곱미터입니다. 이때 필요한 추력은 약 14,715뉴턴이고, 회전면 넓이로 나눈 디스크 로딩은 약 125킬로그램퍼제곱미터입니다. 운동량 이론으로 구한 유도속도는 약 22미터퍼초, 이상적인 유도동력은 약 329킬로와트가 나옵니다. 실제 로터는 효율이 100퍼센트가 아니므로, 로터 효율을 0.75로 잡으면 약 440킬로와트가 필요합니다. 회전익 비행의 이런 기본 개념은 FAA 회전익 핸드북에서도 다룹니다(FAA, Helicopter Flying Handbook).
디스크 로딩은 로터가 만드는 추력을 회전면 넓이로 나눈 값입니다. 이 값이 커질수록 같은 무게를 들기 위해 공기를 더 빠르게 아래로 밀어야 하고, 그만큼 전력과 소음, 지상으로 내려오는 바람이 모두 커집니다. 헬리콥터보다 작은 로터를 여러 개 쓰는 기체가 호버링에서 불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위 숫자는 이상적인 조건을 가정한 교육용 계산입니다. 실제 기체는 동체와 날개가 아래로 내려오는 바람을 막고, 로터끼리 서로 간섭하며, 온도와 고도에 따라 공기밀도도 달라집니다. 특정 기체의 성능을 나타내는 값으로 쓸 수 없습니다.
순항할 때는 왜 사정이 달라지는가?
날개가 있는 기체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날개가 양력을 나눠 받습니다. 로터가 혼자 무게를 전부 지탱하던 상태에서 벗어나므로,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전력 소모가 줄어듭니다. 리프트+크루즈나 틸트로터 방식이 순항 효율에서 유리한 이유입니다.
멀티로터는 날개가 없어 비행 내내 로터가 무게를 지탱합니다. 구조가 단순하고 짧은 거리에는 적합하지만, 거리가 길어질수록 배터리 소모가 빠르게 늘어납니다. 어떤 방식이 유리한지는 비행 거리와 임무에 따라 갈립니다.
지면 가까이에서는 무엇이 달라지는가?
이착륙 순간에는 같은 무게를 드는 데 필요한 전력이 줄어듭니다. 아래로 밀려난 공기가 지면에 부딪혀 퍼지면서 로터 아래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을 지면효과라고 합니다.
지면효과는 대체로 로터 지름의 1배 정도 되는 낮은 고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고도가 그보다 높아지면 빠르게 사라집니다. 다만 로터가 4개 이상인 기체에서는 로터끼리 밀어낸 공기가 지면에서 만나 서로 간섭하기 때문에, 헬리콥터 한 대를 놓고 계산한 값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NASA 에임스 연구센터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지면 근처 쿼드콥터 유동을 대규모 전산유체해석으로 모사한 연구를 공개했습니다(NASA Ames, Simulating Air Taxi Safety).
버티포트 설계에서 이 문제가 중요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면으로 내려오는 바람의 세기와 퍼지는 범위가 착륙장 주변 사람과 장비의 안전 기준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로터가 많으면 안전한가?
로터 개수만으로 안전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로터 하나가 멈췄을 때 남은 로터가 무게를 지탱할 여유 추력이 있는지, 자세를 다시 잡을 수 있는지, 전원과 제어 계통이 함께 멈추는 공통 원인이 없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배터리 하나에서 모든 모터로 전기가 나간다면, 모터를 여덟 개 달아도 그 배터리가 멈추면 전부 멈춥니다. 그래서 인증 과정에서는 개수가 아니라 고장이 어떻게 번지는지를 시험으로 확인합니다. 이 부분은 별도 글에서 다룹니다.
다음 질문
출처
- Lift, NASA Glenn Research Center, 문서일 미표기, 열람 2026-09-14, https://www1.grc.nasa.gov/beginners-guide-to-aeronautics/lift-3/
- UAM Reference Vehicles, NASA, 문서일 미표기, 열람 2026-09-14, https://www.nasa.gov/reference/uam-refs/
- Simulating Air Taxi Safety: Quadcopter in Ground Effect, NASA Ames Research Center, 2023-11-01, 열람 2026-09-14, https://nas.nasa.gov/SC23/research/project6.html
- Helicopter Flying Handbook (FAA-H-8083-21), FAA, 2019-01-01, 열람 2026-09-14, https://www.faa.gov/regulations_policies/handbooks_manuals/aviation/helicopter_flying_hand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