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리튬황·리튬이온과 항공 배터리 다섯 조건 비교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불이 잘 붙지 않는 성질에서 리튬이온을 앞설 가능성을 보였고, 실제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에 실려 시험비행도 했습니다. 다만 출력·급속충전·수명 칸은 회사 발표뿐이거나 비어 있고, 리튬황은 아직 실험실 셀 단계입니다.
비교 기준은 2021년 eVTOL 배터리 요구조건 연구
기준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이 2021년 학술지 줄(Joule)에 낸 eVTOL 배터리 요구조건 연구에서 가져왔습니다. 연구진은 에너지 밀도, 출력, 급속충전, 수명, 안전 다섯 가지를 꼽고 모든 항목에서 전기차 배터리보다 기준이 높다고 봤습니다. 계산만 한 연구도 아닙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 셀 두 종을 직접 시험해, 80km 비행분을 5~10분에 채우면서 급속충전을 2,000번 넘게 견디는 결과를 함께 실었습니다(펜실베이니아주립대, 2021).
표의 '항공이 요구하는 수준'은 이 연구의 계산값입니다. 나머지 칸은 논문, 미국 항공우주국(NASA), 회사 발표에서 가져와 끝에 성격을 적었습니다. 회사 발표 숫자는 셀 값인지 팩 값인지 밝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같은 줄에 있어도 그대로 맞댈 수는 없습니다. 셀과 팩이 얼마나 벌어지는지는 Wh와 W 차이에서 계산해 두었고, 배터리·전기추진 묶음의 다른 글은 전체 글 목록에 모여 있습니다.
전고체를 싣고 난 기체, 숫자 옆에 빠진 것
전고체 칸에서 가장 앞선 기록은 중국 이항(EHang)의 사람을 태우는 무인 eVTOL EH216-S입니다. 2024년 11월 배터리 회사 인엑스(Inx)와 만든 고체 배터리를 싣고 48분 10초를 이어서 날았고, 회사는 비행 시간이 60~90%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리튬 금속 음극에 산화물 세라믹 전해질을 쓴 이 배터리를 480Wh/kg이라고 소개했지만, 셀 값인지 팩 값인지는 적지 않았습니다(이항, 2024). 2025년 12월에는 같은 계열 기체가 이 배터리로 하이난섬과 본토 사이 충저우 해협 22km를 18분에 건넜습니다(이항, 2025).
회사는 2024년 발표에서 인증받은 고체 배터리를 2025년 말까지 대량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습니다. 이항 보도자료 목록에서 고체 배터리 관련 글을 다시 훑어보니 가장 최근 글이 위의 해협 비행이었고, 인증이나 양산을 알린 글은 찾지 못했습니다.
자동차 쪽에서는 더 자세한 숫자가 나왔습니다. 스텔란티스와 미국 팩토리얼 에너지(Factorial Energy)는 2025년 4월, 77Ah 크기의 리튬 금속 고체 셀이 375Wh/kg으로 600회 넘게 충방전했고 15%에서 90%까지 18분에 충전되며 최대 4C로 방전한다고 발표했습니다(스텔란티스·팩토리얼, 2025). 2021년 연구가 적은 당시 최고의 리튬 금속 파우치 셀은 아주 느린 C/10 충전으로 200회 안팎을 버텼으니, 몇 년 사이 발표되는 숫자가 크게 올라온 것은 맞습니다(펜실베이니아주립대, 2021).
그래도 항공 요구치 옆에 놓으면 칸마다 여유가 없습니다. 최대 4C는 호버링 요구치(2.5~4.5C) 안에 들지만 위쪽 끝에는 못 미치고 얼마 동안 낼 수 있는지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600회는 시험이 진행된 횟수일 뿐이라 1년 1,600회를 견딜지는 아직 모릅니다. 충전도 고체가 앞섰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리튬이온 셀을 60°C로 데우는 방법은 이미 5분 만에 다음 비행분을 채웠습니다. 팩토리얼은 2026년 7월 첫 항공 분야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원문을 보면 사람을 태우는 eVTOL이 아니라 미국 드론 제조사가 주문한 드론용 셀이었습니다(팩토리얼 에너지, 2026).
리튬황이 아직 실험실에 머무는 까닭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에 황을 씁니다. 황은 싸고 이론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충전과 방전을 거듭하는 동안 중간에 생기는 황화물이 액체 전해질에 녹아 나가면서 용량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황과 황화물 자체도 전기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웨스트버지니아대, 2016). 2021년 요구조건 연구는 리튬 금속, 리튬황, 리튬공기를 모두 초기 단계로 묶고, 그중 리튬황과 리튬공기는 그보다도 이르다고 적었습니다(펜실베이니아주립대, 2021).
이 약점을 고체 전해질로 풀어 보려는 시도가 NASA의 SABERS 연구입니다.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쓰고 양극에 황과 셀레늄을 섞어 시제 셀에서 500Wh/kg을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셀마다 강철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한 케이스 안에 쌓아 배터리 무게의 30~40%를 덜었다는 설명도 붙였습니다(NASA, 2022). 다만 NASA는 2021년 글에서 고체 배터리가 원래 방전 속도가 낮은 편이라고 적었습니다. 이후 방전 속도를 10배, 다시 5배 올렸다고 밝혔지만 그 글에는 몇 C까지 냈는지 숫자가 없고, 기술이전 페이지에 적힌 단계도 동전형·파우치형 시제 셀 시연입니다.
20km 노선과 200km 노선은 답이 다르다
연구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의 통근 이동이 대부분 50km 안쪽이고 독일 바이에른의 도심 항공 수요는 10~25km에 몰린다는 분석을 인용해, 지금 리튬이온으로도 도시 안 eVTOL은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도시 사이를 오가는 긴 비행에는 셀 에너지 밀도와 팩 효율을 더 올린 리튬이온이 필요하고, 그보다 멀리 가려면 리튬이온 너머의 화학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펜실베이니아주립대, 2021).
저라면 도심 20~30km 노선용 기체를 볼 때 고체 배터리 소식보다 리튬이온 팩의 급속충전 반복 횟수와 겨울철 출력 시험을 먼저 찾겠습니다. 전고체가 판을 바꿀 수 있는 곳은 리튬이온 팩으로 닿기 어려운 200km 넘는 도시 간 노선이고, 그때 필요한 것은 에너지 밀도 숫자보다 항공 비행 패턴으로 돌린 수명 시험 결과라고 봅니다. 셀 값과 수명 데이터가 쌓이려면 자동차 양산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비야디(BYD) 부사장은 첫 전고체 전기차를 2027년에 내놓겠다고 했고, 배터리 계열사는 2027년 소량 생산을 거쳐 2030년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전해졌습니다(일렉트렉, 2026).
리튬황의 충전·안전 칸과 전고체의 팩 숫자
표에서 아예 비어 있는 곳은 리튬황의 급속충전 칸과 액체형 리튬황의 안전 칸입니다. 항공 비행 패턴으로 시험한 공개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전고체 칸은 채워져 있어도 대부분 회사 발표이고, 제가 읽은 발표 가운데 팩 단위 에너지 밀도나 항공 비행 패턴으로 돌린 수명 시험을 내놓은 곳은 없었고, 셀 하나에서 시작된 열이 옆 셀로 번지는지를 본 결과도 찾지 못했습니다. 번짐이 왜 위험한지는 배터리 화재와 연료 화재의 차이에서 다뤘습니다.
빈칸이 채워질 만한 다음 기회는 스텔란티스가 2026년 안에 꾸리겠다고 한 고체 배터리 시범 차량단의 주행 결과, 비야디의 2027년 첫 전고체 전기차, 그리고 이항이 고체 배터리를 단 기체로 받는 인증 소식입니다.
확인일 2026-10-16
출처
연구
- Challenges and key requirements of batteries for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ircraft, Yang 외, Joule 5권(펜실베이니아주립대 공개본), 문서일 2021-07-21, 열람 2026-10-16, https://ecec.me.psu.edu/Pubs/2021_Yang_Joule.pdf
- Capacity Fade Analysis of Sulfur Cathodes in Lithium–Sulfur Batteries, Yan 외, Advanced Science 3권(웨스트버지니아대), 문서일 2016-07-21, 열람 2026-10-16,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5157169/
- NASA's Solid-State Battery Research Exceeds Initial Goals, Draws Interest, NASA 항공연구임무국, 문서일 2022-10-07, 열람 2026-10-16, https://www.nasa.gov/aeronautics/nasas-solid-state-battery-research-exceeds-initial-goals-draws-interest/
- NASA Seeks to Create a Better Battery with SABERS, NASA 항공연구임무국, 문서일 2021-04-07, 열람 2026-10-16, https://www.nasa.gov/aeronautics/nasa-seeks-to-create-a-better-battery-with-sabers/
- SABERS: Solid-State Lithium-Sulfur Battery Technology Portfolio(LEW-TOPS-167), NASA 기술이전 포털, 문서일 미표기, 열람 2026-10-16, https://technology.nasa.gov/patent/LEW-TOPS-167
회사 발표
- EHang and Inx Achieve Breakthrough in Solid-State Battery Technology: EH216-S Completes World's First eVTOL Solid-State Battery Flight Test, 이항(EHang), 문서일 2024-11-13, 열람 2026-10-16, https://www.ehang.com/news/1137.html
- EHang EH216-Series eVTOL Aircraft Completes First Cross-Province Flight, Crossing Qiongzhou Strait, 이항(EHang), 문서일 2025-12-31, 열람 2026-10-16, https://www.ehang.com/news/1330.html
- Stellantis and Factorial Energy Reach Key Milestone in Solid-State Battery Development, 스텔란티스·팩토리얼 에너지, 문서일 2025-04-24, 열람 2026-10-16, https://www.stellantis.com/en/news/press-releases/2025/april/stellantis-and-factorial-energy-reach-key-milestone-in-solid-state-battery-development
- Factorial Secures First Commercial Aerospace Order for Advanced Battery Cells, 팩토리얼 에너지, 문서일 2026-07-24, 열람 2026-10-16, https://ir.factorialenergy.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factorial-secures-first-commercial-aerospace-order-advanced
언론
- BYD 'leading' solid-state battery race with its first EV due in 2027, Electrek, 문서일 2026-09-14, 열람 2026-10-16, https://electrek.co/2026/09/14/byd-leading-solid-state-battery-race-first-ev-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