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가 나오면 eVTOL 문제가 다 풀릴까?
전고체 배터리가 나오면 전기 항공기의 배터리 문제가 풀릴까요. 에너지 밀도 하나만 보면 그렇게 보입니다. 그러나 항공기는 배터리에 다섯 가지를 한꺼번에 요구하고, 전고체는 그중 일부에서만 앞서 있습니다. 어느 조건이 풀리고 어느 조건이 남는지를 알아야 뉴스의 기대치를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최종 검증 2026-09-21

이 연구는 무엇을 물었는가?
여기서 다루는 논문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진이 2021년 학술지 줄에 발표한 전기 수직이착륙기용 배터리의 과제와 핵심 요구조건 연구입니다. 저자 대표는 왕차오양 교수 연구실의 양샤오광입니다. 연구 질문은 단순합니다. 전기 자동차용으로 발전해 온 리튬이온 배터리가 항공기에 그대로 쓰일 수 있는가, 아니라면 무엇이 다른가입니다(Yang 외, Joule, 2021).
연구진의 답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가격을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항공기는 여기에 세 가지를 더 요구합니다. 배터리가 거의 빈 상태에서도 착륙에 필요한 큰 출력을 낼 수 있어야 하고, 짧은 시간에 다시 채울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정을 수천 번 반복해도 성능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써서 발화 위험을 줄이고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노리는 배터리입니다. 이 정의만 보면 항공기에 딱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떤 조건에서 따졌는가?
논문은 특정 셀을 시험한 보고서가 아니라 요구조건을 도출한 분석 연구입니다. 그래서 시험 조건 대신 가정한 비행 조건이 중요합니다. 연구진은 사람을 태우는 도심 비행을 기준으로, 이륙과 착륙에서 높은 출력이 필요하고 순항에서는 낮은 출력으로 오래 버텨야 하는 전력 곡선을 놓았습니다.
핵심 가정은 착륙 시점입니다. 착륙은 비행 마지막에 오므로 배터리가 가장 비어 있을 때 가장 큰 힘을 내야 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줄면 낼 수 있는 출력도 줄어드는 성질이 있어, 이 순간이 설계의 병목이 됩니다. 연구진은 이 조건을 만족하려면 셀 단위 에너지 밀도와 출력 밀도를 동시에 높여야 하고, 둘은 서로 맞바꾸는 관계라 한쪽만 키울 수 없다고 정리했습니다.
온도도 조건에 들어갑니다. 항공기는 지상보다 차가운 고도에서 나고, 겨울 아침 이착륙장은 영하입니다. 배터리는 차가울수록 낼 수 있는 출력이 줄고 충전 속도도 떨어지므로, 연구진은 배터리를 미리 데우거나 비행 중 온도를 유지하는 열관리가 요구조건의 일부라고 봤습니다. 실험실 상온에서 얻은 값을 그대로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논문이 내놓은 것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다섯 항목의 목록입니다. 에너지 밀도, 순간 출력, 충전 속도, 반복 수명, 안전입니다. 다섯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는 배터리가 필요하며, 하나만 뛰어난 배터리는 항공기에 쓸 수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같은 연구실은 이어서 급속충전 실험을 발표했습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 셀을 셀 온도를 올려 짧은 시간에 채우는 방법으로, 수백 회 반복 뒤에도 용량 유지가 가능하다는 실험 결과를 보고했습니다(Liu 외, eTransportation, 2021). 이 결과는 전고체가 아니라 기존 리튬이온에서 얻은 것입니다. 곧 다섯 조건 중 충전 속도는 새 화학 조성 없이도 접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논문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요구조건 연구는 2021년 시점의 기체 개념과 비행 조건을 가정했고, 이후 기체 설계가 바뀌면 필요한 출력 곡선도 달라집니다. 급속충전 실험은 실험실 셀 수준에서 얻은 결과라 수백 개 셀을 묶은 팩에서 같은 수명이 나올지는 별도 검증이 필요합니다. 연구진도 팩 단위 검증을 다음 과제로 남겼습니다.
전고체는 다섯 조건 중 무엇을 풀고 무엇을 남기는가?
에너지 밀도와 안전, 두 가지에서 전고체는 분명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고체 전해질은 타지 않고, 리튬 금속 음극을 쓸 수 있게 되면 셀 무게당 에너지를 크게 올릴 수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이 항공용 배터리 개발 프로그램 어센드를 별도로 운영하며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함께 목표로 둔 것도 이 가능성 때문입니다(ARPA-E, ASCEND).
그러나 나머지 셋은 별개 문제입니다. 고체 전해질은 이온이 지나가는 저항이 커서 순간 출력과 저온 성능에서 액체보다 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충전을 반복하면 전극과 전해질 사이 접촉면이 벌어져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도 아직 연구 단계입니다. 에너지 밀도가 두 배가 되어도 착륙 순간 출력이 모자라면 항공기에는 못 씁니다. 반대로 출력을 위해 전해질을 얇게 만들면 에너지 밀도 이점이 줄어드니, 전고체도 결국 같은 맞교환 앞에 서게 됩니다.
리튬황 배터리도 같은 틀로 볼 수 있습니다. 황은 가볍고 흔해 이론상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의 몇 배에 이르지만,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황 화합물이 전해질에 녹아 나오며 용량이 빠르게 줍니다. 부피가 크게 변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에너지 조건에서는 앞서고 수명 조건에서는 뒤처지는 전형적인 경우입니다.
그래서 전고체가 항공기 배터리 문제를 풀 것이라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다섯 조건 중 두 가지에 답이 될 수 있지만, 나머지 세 가지는 화학 조성이 아니라 셀 설계와 열 관리, 팩 구조로 풀어야 합니다.
실험실 셀이 기체에 실리기까지 무엇이 남았는가?
실험실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셀이 기체에 실리기까지는 위 그림의 다섯 단계를 지나야 합니다. 동전 크기 셀에서 확인한 에너지 밀도가 손바닥 크기 셀에서도 나와야 하고, 그 셀을 같은 품질로 수만 개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배선과 냉각을 포함한 팩에서 출력과 수명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 다음이 항공 인증 시험입니다. 셀 하나에 불이 났을 때 옆 셀로 번지지 않는지, 낙하와 진동을 견디는지, 영하 온도에서 출력이 나오는지를 시험으로 보입니다. 이 단계는 자동차보다 훨씬 엄격하고, 새 화학 조성일수록 참고할 데이터가 적어 오래 걸립니다.
전고체와 리튬황 배터리는 대체로 앞쪽 두 단계에 있습니다. 반면 지금 시험비행 중인 기체들은 대부분 고에너지형 리튬이온 팩을 쓰고, 그 팩이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를 지나는 중입니다. 뉴스에서 어느 회사가 시제품 셀을 공개했다는 소식은 첫 단계 소식이고, 파일럿 생산 라인을 세웠다는 소식은 두 번째 단계 소식입니다. 기체에 실려 인증을 받았다는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뉴스를 읽을 때 확인할 것
배터리 뉴스를 볼 때 세 가지를 찾아보면 됩니다. 어느 단계 소식인지, 다섯 조건 중 어느 것을 개선했다는 것인지, 나머지 조건은 어떻게 됐다고 하는지입니다. 에너지 밀도 숫자만 크게 적혀 있고 출력과 수명이 없다면, 그 배터리는 아직 항공기용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숫자는 평범한데 다섯 조건을 팩 단위 시험으로 함께 보였다면, 그쪽이 기체에 실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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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hallenges and key requirements of batteries for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ircraft, Yang 외, Joule (Penn State 공개본), 2021-01-01, 열람 2026-09-21, https://ecec.me.psu.edu/Pubs/2021_Yang_Joule.pdf
- Ultrafast charging of energy-dense lithium-ion batteries for urban air mobility, Liu 외, eTransportation (Penn State 공개본), 2021-01-01, 열람 2026-09-21, https://ecec.me.psu.edu/Pubs/2021_Liu_eTransportation.pdf
- ASCEND program, ARPA-E (미국 에너지부), 문서일 미표기, 열람 2026-09-21, https://arpa-e.energy.gov/programs-and-initiatives/view-all-programs/asc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