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가 여러 개면 하나 고장 나도 날 수 있을까?

모터가 여덟 개면 하나가 멈춰도 괜찮을까요. 개수만으로는 답할 수 없습니다. 남은 모터에 여유 추력이 있는지, 멈춘 쪽의 균형을 다시 잡을 수 있는지, 그리고 여덟 개가 한 배터리에 물려 있지 않은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최종 검증 2026-09-21

베를린 ILA 2022에 전시된 볼로콥터 볼로시티. 머리 위 링에 로터 18개가 원형으로 배치돼 있다
베를린 ILA 2022에 전시된 볼로콥터 볼로시티. 머리 위 링에 로터 18개가 원형으로 배치돼 있다 사진: Leo067, CC BY 4.0

로터를 왜 여러 개로 나눌까?

헬리콥터는 커다란 로터 하나로 뜹니다. 전동 기체는 작은 로터 여러 개로 뜨는 쪽을 택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전기 모터의 성격에 있습니다.

전기 모터는 크기를 줄여도 효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엔진은 작아질수록 효율이 나빠지지만, 모터는 작게 여러 개를 두어도 손해가 적습니다. 그래서 설계자는 로터를 날개 위나 기체 둘레에 나눠 달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추진 장치를 나눠 배치하는 방식을 분산 전기 추진이라고 합니다.

분산 전기 추진은 추력을 만드는 모터와 로터를 여러 벌로 나눠 기체 곳곳에 배치하는 구조입니다. NASA가 연구용으로 공개한 도심항공교통 참조 기체들도 이 구조를 쓰는데, 로터 수와 배치는 기체마다 다릅니다(NASA, UAM Reference Vehicles).

예를 들어 그중 리프트+크루즈 형태의 6인승 참조 기체는 위로 뜨는 전용 로터 8개와 앞으로 밀어 주는 프로펠러 1개를 따로 둡니다. 뜨는 일과 나아가는 일을 다른 장치에 맡기는 대신, 뜨는 로터 8개 중 하나가 멈춰도 나머지가 버틸 수 있게 배치를 잡습니다(NASA, UAM Reference Vehicles).

나눠 달면 얻는 것이 셋 있습니다. 배치를 자유롭게 잡을 수 있고, 로터 하나가 작아져 소음의 성격이 달라지고, 한 벌이 멈춰도 남은 벌로 버틸 여지가 생깁니다. 이 글은 세 번째, 곧 고장을 버티는 문제만 다룹니다.

하나가 멈추면 남은 로터는 얼마나 더 밀어야 할까?

로터가 여덟 개인 기체가 제자리에 떠 있다고 하겠습니다. 기체 무게를 여덟 개가 똑같이 나눠 들면 각각 8분의 1, 곧 12.5퍼센트씩 맡습니다.

이제 오른쪽 위 로터가 멈춥니다. 단순히 나머지 일곱 개가 7분의 1씩 들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는 안 됩니다. 한쪽 귀퉁이 추력이 사라지면 기체가 그쪽으로 기울기 때문입니다. 기울기를 막으려면 반대편 귀퉁이 로터도 출력을 낮춰 짝을 맞춰야 합니다.

그러면 실제로 무게를 드는 로터는 여섯 개가 됩니다. 각각 6분의 1, 약 17퍼센트씩 밀어야 합니다. 정상 상태 12.5퍼센트에서 17퍼센트로 올라가니, 모터마다 평소보다 약 33퍼센트 더 큰 힘을 순간적으로 내야 합니다. 이 여유가 설계에 들어 있지 않으면 기체는 고도를 잃습니다.

로터 8개 기체에서 고장 시 남은 로터의 부담정상 12.5퍼센트, 로터 1개 정지 시 6개가 약 17퍼센트, 배터리 1개 정지 시 4개가 25퍼센트.REDUNDANCY하나가 멈추면남은 로터의 몫은?Load on the remaining rotors반대편 로터도 낮춰 균형을 맞추므로 6개가 든다Opposite rotor throttles down, six carry the loadeVTOL Lab12.5%정상 · 8개Normal, 8 rotors17%로터 1개 정지One rotor out25%배터리 1개 정지One battery out
로터 8개 기체에서 로터 하나가 멈췄을 때 남은 로터의 부담. 정상 12.5퍼센트, 하나 정지 시 여섯 개가 약 17퍼센트, 배터리 하나 정지 시 네 개가 25퍼센트를 맡는 배치도

배터리가 멈추면 왜 로터 네 개가 같이 멈출까?

모터 개수보다 중요한 질문이 여기서 나옵니다. 그 모터들이 어디서 전기를 받는가입니다.

전기 계통은 보통 배터리 팩 여러 개를 두고, 각 팩이 모터 몇 개씩을 맡습니다. 배터리 두 개에 모터 여덟 개가 물려 있다면, 한 배터리가 멈출 때 모터 네 개가 한꺼번에 멈춥니다. 위 그림 오른쪽이 그 상황입니다. 남은 네 개가 각각 25퍼센트씩, 곧 평소의 두 배를 내야 합니다.

이런 고장을 공통 원인 고장이라고 부릅니다. 부품 하나가 아니라 여러 부품이 함께 의존하는 것이 멈춰서 생기는 고장입니다. 배터리 말고도 비행제어 컴퓨터, 배선 다발, 냉각 계통이 공통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모터가 여덟 개여도 제어 컴퓨터가 하나면 그 컴퓨터가 멈출 때 여덟 개가 다 멈춥니다.

그래서 설계자는 모터 수를 늘리는 것보다 계통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더 신경을 씁니다. 배터리 팩을 넷으로 나누고, 인접한 로터가 서로 다른 팩에 물리게 배선하고, 제어 컴퓨터를 두 벌 이상 두는 식입니다. 나눌수록 무게와 배선이 늘어나니, 어디까지 나눌지가 곧 설계 판단입니다.

인증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

유럽 항공안전청은 수직이착륙기 전용 인증 조건에서 기체를 두 등급으로 나눕니다. 승객을 태우고 도심을 나는 기체는 강화 등급이고, 이 등급은 어떤 단일 고장 뒤에도 비행을 이어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어야 합니다(EASA, Special Condition VTOL). 여기서 핵심 단어는 "단일 고장"이 아니라 "이어서 착륙"입니다. 고장 순간을 버티는 것과 목적지까지 가는 것은 다른 요구입니다.

이 조건이 적용되는 범위도 정해져 있습니다. 좌석 9석 이하, 최대 이륙 중량 3,175킬로그램 이하의 수직이착륙기입니다. 지금 개발 중인 에어택시 대부분이 이 범위 안에 들어갑니다(EASA, Special Condition VTOL). 범위 밖의 큰 기체는 다른 인증 기준을 따르므로, 이 글의 설명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NASA와 조지아공대가 함께 만든 시험용 축소 기체 RAVEN은 이런 고장 상황을 실제로 만들어 보는 데 쓰입니다. 로터를 일부러 멈추고 남은 계통이 자세를 어떻게 회복하는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목적입니다(NASA, RAVEN). 시험은 개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멈춘 뒤 몇 초 안에 기울기가 잡히는지, 그때 남은 모터가 얼마나 뜨거워지는지를 잽니다.

프로펠러가 달린 소형 브러시리스 전기 모터. 전기 수직이착륙기는 이런 모터를 크게 만들어 여러 개 단다
프로펠러가 달린 소형 브러시리스 전기 모터. 전기 수직이착륙기는 이런 모터를 크게 만들어 여러 개 단다 사진: Dcaldero8983, CC BY-SA 3.0

그래서 몇 개면 충분한가?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같은 여덟 개라도 배터리를 둘로 나눈 기체와 넷으로 나눈 기체는 전혀 다른 기체입니다. 로터가 넷인데 계통을 잘 나눈 기체가, 로터가 열여덟인데 제어 컴퓨터가 하나인 기체보다 안전할 수 있습니다.

기체 소개 자료에서 로터 개수를 볼 때는 세 가지를 함께 찾아보면 됩니다. 배터리 팩이 몇 개로 나뉘어 있는지, 하나가 멈췄을 때 남은 로터가 얼마나 더 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상태로 어디까지 갈 수 있다고 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없는 숫자는 마케팅 숫자입니다. 개수는 크게 적혀 있고 배선은 어디에도 없다면, 그 자료는 안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 질문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