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TOL 소음은 어디서 날까? 로터가 내는 세 가지 소리와 끝 속도
엔진을 전기 모터로 바꿔도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은 조용해지지 않습니다. 소리 대부분이 로터 블레이드가 공기를 밀어내고 흔드는 데서 나고, 그 크기는 블레이드 끝이 얼마나 빨리 도는지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엔진이 빠지면 무엇이 남을까?
헬리콥터 소음은 엔진과 로터 두 곳에서 나옵니다. 전기 모터로 바꾸면 엔진 소리는 빠지지만,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는 로터는 그대로 돌아야 합니다. 모터가 소리를 아예 안 내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도심항공교통 소음 연구를 정리한 보고서는 로터를 돌리는 전기 모터가 기존 헬리콥터에 없던 소음원이 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NASA, 2020).
같은 보고서는 eVTOL이 로터 수가 많고, 회전 속도를 바꿔 가며 추력을 조절하고, 블레이드 끝이 더 느리게 돌아서 헬리콥터와 소리의 높낮이와 시간 변화가 달라질 것으로 봤습니다(NASA, 2020).
블레이드가 한 번 지나갈 때마다 그 자리 공기는 눌렸다가 풀립니다. 이 눌림이 1초에 수십 번 반복되면 귀에는 웅웅거리는 음으로 들리고, 그 기본 음 높이는 블레이드 수에 초당 회전수를 곱한 값입니다. 그래서 조용한 eVTOL을 만들려면 모터보다 로터를 손봐야 합니다. 블레이드가 공기를 덜 세게, 덜 거칠게 때리도록 설계하는 쪽입니다.
블레이드 한 장이 내는 세 가지 소리
블레이드를 옆에서 잘라 보면 소리가 생기는 자리는 세 곳입니다. 앞쪽 두꺼운 부분이 지나가며 공기를 옆으로 밀어낼 때 나는 소리가 두께 소음입니다. NASA 보고서에 따르면 블레이드 두께가 두 배가 될 때마다 두께 소음은 6 dB 커지고, 블레이드 표면이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함께 커집니다(NASA, 2020).
블레이드 몸통에서는 위아래 면의 압력 차이가 소리를 냅니다. 양력을 만드는 동안 윗면은 압력이 낮고 아랫면은 높은데, 이 차이가 회전하는 사이 계속 바뀌면 그 변화가 하중 소음이 됩니다. 기체가 기울어 있거나 옆바람이 불면 한 바퀴 안에서도 받는 힘이 달라지고, 압력이 빨리 바뀔수록 소리도 커집니다.
날개 끝에서는 아랫면의 높은 압력 공기가 윗면으로 말려 올라가며 소용돌이를 만듭니다. 이 소용돌이에 뒤따르는 블레이드가 부딪히면 짧고 날카로운 소리가 나는데, 이것이 간섭 소음입니다. 헬리콥터가 내려올 때 들리는 탁탁 소리가 대표적이고, 기존 회전익기에서는 하강할 때 가장 큰 소음원이 되곤 합니다. NASA는 eVTOL처럼 끝 속도가 낮은 로터라면 이 소리의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봤습니다(NASA, 2020).
세 가지 말고도 eVTOL에서 커지는 소리가 있습니다. 일정한 음 높이가 없는 '쉬익' 하는 넓은 대역의 소음입니다. 끝 속도가 낮아지고 로터 여러 개가 서로의 후류(로터가 지나간 뒤 흐트러진 공기)를 맞으면서, 이 소음이 기존 회전익기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으로 NASA는 내다봤습니다.
블레이드 끝은 얼마나 빨리 돌까?
블레이드는 뿌리보다 끝이 훨씬 빠르게 돕니다. 지름 3 m 로터가 분당 1,500번 돈다고 놓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끝 속도 = 3.14 × 3 m × (1,500 ÷ 60) ≈ 236 m/s
마하수 = 236 m/s ÷ 340 m/s(15°C 공기의 소리 속도) ≈ 0.69
기본 음 높이(블레이드 3장) = 3 × (1,500 ÷ 60) = 75 Hz
블레이드 끝이 소리 속도의 70% 가까이로 공기를 가르는 셈입니다.
NASA가 2018년에 설계한 6인승 참조 기체들은 소음을 줄이려고 호버링 때 끝 속도를 기존 회전익기보다 낮은 550~600 ft/s(168~183 m/s) 안팎에 맞췄습니다(NASA, 2018). 같은 지름 3 m 로터로 168 m/s를 내려면 분당 약 1,070번이면 되고, 3장짜리 블레이드의 기본 음은 약 53 Hz로 내려갑니다.
NASA 에임스 연구센터가 6인승 틸트로터 참조 기체로 설계를 바꿔 가며 계산했더니, 끝 속도만 조정해도 인증 조건의 소음이 최대 9 EPNdB 줄었습니다(NASA 에임스, 2024). EPNdB는 귀에 거슬리는 정도와 소리가 이어지는 시간까지 반영한 인증용 소음 단위입니다. 같은 연구에서 로터를 앞으로 눕혀 비행기처럼 나는 상태는 로터가 비스듬히 기운 전환 비행 상태보다 10~25 EPNdB 조용했습니다. 데시벨은 로그 눈금이라, 단순한 음압으로 치면 3 dB만 줄어도 소리 에너지는 절반이 됩니다.
끝 속도를 계속 낮추면 안 될까?
같은 무게를 들면서 로터를 천천히 돌리려면 블레이드를 넓게 만들거나 로터를 여러 개로 나눠야 합니다. NASA 연구진은 로터를 많이 달고 전기 모터로 돌리면 끝 속도를 낮출 수 있어, 큰 로터 몇 개로 나는 기체보다 소음이 크게 줄 것으로 봤습니다(NASA, 2018). 모터 여러 개가 무엇을 바꾸는지는 모터가 여러 개면 하나 고장 나도 날 수 있을까에서 다뤘습니다.
다만 공짜는 아닙니다. 로터가 가까이 붙으면 한 로터가 만든 소용돌이와 후류가 옆 로터나 날개에 부딪혀 새 소음이 생깁니다. 회전 속도로만 추력을 조절하는 고정 피치 로터는 앞으로 날아가는 전환 구간에서 블레이드 부담이 커져 실속(날개가 양력을 잃는 현상)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NASA 연구진은 그 해법인 블레이드 면적 늘리기와 끝 속도 올리기가 소음에는 불리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NASA, 2018).
건물 사이 돌풍 속에서는 소리가 달라질까?
달라집니다. 엠브리리들 항공대학 연구진은 2026년 3월 NASA 슈퍼컴퓨팅 부문 세미나에서, 도시의 난류를 여러 성분으로 나눠 그중 하나를 주기적으로 변하는 돌풍으로 eVTOL 로터에 넣어 본 계산을 발표했습니다.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시제기의 시험 자료로 계산을 검증한 뒤 바람 세기를 10%와 30%씩 흔들었더니, 평균 추력과 토크는 거의 그대로였지만 블레이드에 걸리는 힘의 흔들림이 커졌습니다(NASA 세미나, 2026).
그 흔들림은 소리로 이어졌습니다. 블레이드 통과 주파수와 그 배수 주변에 새로운 소리 성분이 생겼고, 원래 있던 음이 커졌으며, 소리가 강하게 퍼지는 방향도 바뀌었습니다. NASA 2020년 보고서도 도심의 바람이 소리가 퍼지는 방식까지 바꾸고, 버티포트(eVTOL 이착륙 시설) 주변에는 소리를 되튕기는 건물이 가까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넓은 시험장에서 잰 소리와 도심 옥상에서 듣는 소리가 같다고 보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소음이 인증 항목이 됐다
2020년 NASA 보고서가 짚은 빈칸이 있었습니다. 미국 소음 인증 규정(14 CFR Part 36)의 회전익기 시험은 수평 비행과 이착륙만 다루고 호버링 시험이 없었습니다. 보고서는 eVTOL의 호버링 소음이 크게 출렁일 수 있어 중요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NASA, 2020).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2023년 12월 12일 로터 방향이 고정된 수직이착륙기의 소음 기준 최종본을 내면서, 접근·이륙·상공 통과 소음에 더해 버티포트 근처 운항을 평가하는 호버링 소음 항목을 넣었습니다. EASA는 2021년 대규모 조사에서 소음이 도심항공교통에 대한 시민의 가장 큰 걱정 가운데 하나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EASA, 2023). 로터를 기울여 나는 기체용 기준도 2024년 7월 15일 최종본이 나왔고, 최대 허용 소음을 고정 로터용과 같게 두면서 호버링 평가를 넣었습니다(EASA, 2024). 이 문서 첫 장에 '최종(Final)'으로 표시된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브라질 국가민간항공청(ANAC)은 2026년 7월 19일 이브 에어 모빌리티의 기체 '이브 100'에 적용할 소음 인증 기준안을 공개하고 8월 8일까지 의견을 받았습니다(이브 발표, 2026). 재는 방법도 바뀌고 있습니다. NASA 랭글리 연구센터는 조비 기체의 실제 비행시험 소음에, 프로펠러마다 회전수에 맞는 소리만 골라내는 분석법을 적용했습니다. 60노트(약 111 km/h) 수평 통과와 호버링에서, 마이크 여러 개를 늘어놓은 위상 배열 없이도 어느 프로펠러가 소리를 더 내는지 순위를 매길 수 있었습니다(NASA 랭글리, 2026).
인증 기준은 정해진 측정 지점의 값으로 기체를 가릅니다. 버티포트 옆 건물에서 들리는 소리는 건물 배치와 반사, 그날의 바람까지 겹쳐 정해지므로 인증 숫자만으로는 바로 알 수 없습니다. 호버링하는 동안 로터가 왜 가장 큰 힘을 쓰는지는 eVTOL은 어떻게 뜰까에서, 같은 순간 땅 위에 부는 바람은 이착륙 때 지상에 부는 바람은 얼마나 셀까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확인일 2026-10-16
출처
규제기관 문서
- EASA consolidates its leading role in setting standards and limits for air taxi noise, EASA 보도자료, 문서일 2023-12-12, 열람 2026-10-16, https://www.easa.europa.eu/newsroom-and-events/press-releases/easa-consolidates-its-leading-role-setting-standards-and-limits
- Environmental Protection Technical Specifications applicable to VTOL-capable aircraft powered by tilting rotors (Issue 1, Final), EASA, 문서일 2024-07-15, 열람 2026-10-16, https://www.easa.europa.eu/en/downloads/140184/en
연구
- Urban Air Mobility Noise: Current Practice, Gaps, and Recommendations (NASA/TP-2020-5007433), Rizzi 외, NASA 랭글리·글렌, 문서일 2020-10, 열람 2026-10-16, https://ntrs.nasa.gov/api/citations/20205007433/downloads/NASA-TP-2020-5007433.pdf
- VTOL Urban Air Mobility Concept Vehicles for Technology Development (AIAA 2018-3847), Silva·Johnson·Antcliff·Patterson, NASA 에임스·랭글리, 문서일 2018-06, 열람 2026-10-16, https://www.nasa.gov/wp-content/uploads/2026/03/silva2018.pdf
- Conceptual Design Trade Studies for Acoustic Predictions of the NASA UAM Tiltrotor Reference Vehicle (NTRS 20240000889, 초록), Radotich, NASA 에임스 연구센터, Transformative Vertical Flight 2024 발표, 문서일 2024-02-06, 열람 2026-10-16, https://ntrs.nasa.gov/citations/20240000889
- Individual Propeller Source Noise Assessment from Full-Scale eVTOL Flight Test Measurements (NTRS 20260000259, 초록), Pascioni·Thai·Bain, NASA 랭글리 연구센터, 문서일 2026-01-07, 열람 2026-10-16, https://ntrs.nasa.gov/citations/20260000259
- High-Fidelity Simulations of Noise and Performance Induced by Time-Harmonic Gust Interaction with eVTOL Rotor, NASA 슈퍼컴퓨팅 부문(NAS) AMS 세미나(발표: 엠브리리들 항공대학 대학원 연구원), 문서일 2026-03-12, 열람 2026-10-16, https://www.nas.nasa.gov/pubs/ams/2026/03-12-26.html
회사 발표
- ANAC Publishes Proposed Noise Certification Criteria for Eve 100, 이브 에어 모빌리티, 문서일 2026-07-19, 열람 2026-10-16, https://www.eveairmobility.com/anac-publishes-proposed-noise-certification-criteria-for-ev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