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TOL 도심 위치 파악, 레이더가 못 보는 곳을 기체가 스스로 말한다
관제사 화면에 찍히는 점은 레이더가 잡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높은 하늘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건물 사이 낮은 하늘에서는 레이더가 보지 못하는 곳이 많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기체가 스스로 자기 위치를 방송하는 방식입니다. 도심 에어택시의 위치 파악은 지상이 재는 것이 아니라 기체가 말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최종 검증 2026-09-23

레이더는 왜 도심 저고도를 못 보는가?
레이더는 지상에서 전파를 쏘고 기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전파를 받아 위치를 추정합니다. 전파가 갔다 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안테나 방향으로 방위를 잡습니다. 이 방식은 전파가 곧게 나아간다는 전제에 서 있습니다.
건물이 그 전제를 깹니다. 레이더 안테나와 기체 사이에 건물이 있으면 전파가 막히고, 기체는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낮게 날수록 건물에 가리는 각도가 커집니다. 또 레이더 전파가 건물에 반사돼 돌아오면 기체가 아닌 것을 기체로 착각하는 허상도 생깁니다. 공항 주변 높은 하늘에서 잘 통하던 방식이 건물 숲 위 수백 미터에서는 구멍이 많아지는 이유입니다. 레이더를 더 많이 세우면 구멍은 줄지만, 도심 곳곳에 큰 안테나를 세우는 비용과 부지가 따로 문제가 됩니다.
기체가 스스로 알리는 방식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다른 방식은 순서가 반대입니다. 기체가 위성 항법으로 자기 위치를 먼저 계산하고, 그 위치를 식별 번호, 고도, 속도, 진행 방향과 함께 전파로 방송합니다. 지상 수신국과 근처 다른 기체가 그 방송을 받아 화면에 표시합니다. 미국에서 이 방송 장비를 가리키는 말이 ADS-B Out입니다.
ADS-B Out은 항공기가 위성 항법으로 구한 자기 위치와 식별 정보를 주기적으로 방송하는 장비이며, 지상에서 되묻지 않아도 기체 쪽에서 먼저 알리는 방식입니다. 미국 연방 규정은 2020년 1월 1일부터 지정된 공역을 나는 항공기에 이 장비를 의무화했고, 방송은 1090메가헤르츠 또는 978메가헤르츠 대역으로 초당 약 1회 이뤄집니다(14 CFR 91.225, eCFR).
장비는 기체 안의 작은 상자 하나와 안테나로 이뤄져 있어 무게 부담이 거의 없고, 이미 수십만 대의 소형 항공기에 달려 있는 검증된 기술입니다.
이 방식은 건물에 덜 가립니다. 수신국을 여러 곳에 두면 되고, 방송이라서 옆을 나는 다른 기체도 직접 받아 서로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관제 화면을 거치지 않고 기체끼리 간격을 유지하는 바탕이 여기서 나옵니다.
기체가 말하는 방식의 약점은 무엇인가?
기체가 말하는 방식은 기체가 진실을 말한다는 전제에 서 있습니다. 위성 신호가 건물에 반사돼 틀어지거나, 누군가 가짜 위성 신호를 쏘아 속이면 기체는 틀린 위치를 그대로 방송합니다. 방송 자체를 위조해 존재하지 않는 기체를 화면에 띄우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방송이 암호화되지 않은 공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방식을 겹쳐 씁니다. 기체가 방송한 위치와 지상 수신국 여러 곳이 신호 도착 시간 차이로 역산한 위치를 대조하면, 둘이 어긋날 때 이상을 알 수 있습니다. 레이더가 닿는 곳에서는 레이더 값도 대조에 씁니다. 한 방식이 다른 방식을 검증하는 구조입니다. 어느 하나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약점을 가진 방식을 겹쳐야 빈틈이 줄기 때문입니다.
고도는 어떻게 알리는가?
위치에는 높이도 들어갑니다. 항공기는 전통적으로 기압으로 고도를 잽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는 성질을 쓰는데, 날씨에 따라 기압이 바뀌므로 모든 항공기가 같은 기준값으로 맞춰 서로의 상대 높이를 비교합니다. 위성 항법이 주는 높이는 기압과 무관한 실제 높이라 둘이 다를 수 있습니다.
기체가 방송하는 정보에는 두 높이가 함께 들어갑니다. 다른 항공기와의 간격은 기압 고도로 비교하고, 건물과의 간격은 실제 높이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심 저고도에서는 건물 높이와의 여유가 곧 안전이라 이 구분이 높은 하늘에서보다 더 중요해집니다.
도심 저고도에는 새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지금의 항공 관제는 사람 관제사가 화면을 보고 조종사에게 무선으로 지시하는 방식입니다. 기체가 수십 대일 때 잘 돕니다. 도심에서 에어택시 수백 대가 낮게 날면 관제사 한 명이 무선으로 다 지시할 수 없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이 그리는 미래 공역은 이 문제를 기체 사이 자동 정보 교환과 컴퓨터 기반 경로 조정으로 풉니다. 기체가 방송한 위치를 지상 체계가 모아 경로 충돌을 미리 계산하고, 기체끼리도 직접 간격을 조정하는 구조입니다(NASA, Envisioning a Future Airspace with Advanced Air Mobility). 이 체계는 기체가 말하는 방식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레이더만으로는 건물 사이 수백 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종사 없이 나는 기체를 개발하는 위스크는 지상 감독자 한 명이 여러 기체를 동시에 지켜보는 운영을 목표로 하는데, 이것도 기체가 자기 위치와 상태를 계속 알리는 것이 전제입니다(Wisk, Generation 6).
위치를 안다고 공역이 열리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 교통부는 2026년 1월 레이건 워싱턴 내셔널 공항 인근 일부 공역에서 필수 운항이 아닌 헬리콥터와 파워드리프트 비행을 영구 금지하는 임시최종규칙을 냈습니다(FAA 보도자료, 2026-01-22). 파워드리프트는 조종사가 타는 eVTOL의 미국 인증 분류입니다. 2025년 1월 사고 뒤 임시로 둔 제한을 사고조사위원회의 예비 권고에 따라 굳힌 것인데, 위치 방송 장비를 달았다고 해서 대도시 공항 옆 공역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첫 선례가 됐습니다. 반대편에는 2026년 8월 말 루이지애나 후마 공항에서 연방항공청 감독 아래 이뤄진 원격조종 화물기 시연이 있습니다(FAA 보도자료, 2026-08-31). 조종사가 지상에 있는 비행은 기체가 위치를 스스로 알리는 것이 전제라, 이 시연은 방송 방식이 관제 감독 아래 실제로 돌아간 기록입니다.
저는 도심 에어택시의 위치 파악에서 기술보다 공역 배정이 더 큰 변수라고 봅니다. 위치 방송 장비는 수십만 대의 소형 항공기에 이미 달린 검증된 기술이고, 워싱턴 사례는 그 장비가 있어도 공항 옆 공역이 닫힐 수 있음을 보여 줬기 때문입니다. 저는 서울처럼 공항이 도심에 붙은 도시일수록 이 선례가 무겁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포공항 인근 노선이 국내 시범운용구역으로 지정되고 관제 절차가 공개되면 이 판단은 다시 쓰겠습니다.
승객과 주민에게는 무슨 뜻인가?
기체가 위치를 방송한다는 것은 그 정보가 공개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여객기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서비스가 이 방송을 받아 만들어집니다. 누구나 수신기를 사서 머리 위 항공기 목록을 볼 수 있습니다. 에어택시가 늘면 어느 기체가 어느 건물 위를 몇 시에 지났는지가 기록으로 남고, 소음 민원이나 사고 조사에서 이 기록이 근거가 됩니다.
기체 소개 자료의 위치 파악 항목은 결국 두 줄로 좁혀집니다. 자기 위치를 방송하는 장비가 달렸는지, 위성 신호가 끊겼을 때 위치를 이어 갈 다른 수단이 있는지입니다. 앞의 것은 규정이 요구하고, 건물 사이 안전은 뒤의 것이 정합니다. 흔한 답은 관성 센서로 잠시 위치를 이어 가는 방식인데, 방송이 초당 약 1회라는 점을 떠올리면 그 '잠시'가 몇 번의 방송 주기를 버티는지가 자료에서 찾아야 할 숫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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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1] 14 CFR Part 91 §91.225 Automatic Dependent Surveillance-Broadcast (ADS-B) Out equipment and use, eCFR, 현행판, 열람 2026-09-17, https://www.ecfr.gov/current/title-14
- [T2] Envisioning a Future Airspace with Advanced Air Mobility, NASA, 문서일 미표기, 열람 2026-09-17, https://www.nasa.gov/aeronautics/envisioning-a-future-airspace-with-advanced-air-mobility/
- [T4] Generation 6 Autonomous eVTOL Aircraft, Wisk Aero(회사 자료), 문서일 미표기, 열람 2026-09-17, https://wisk.aero/aircraft
- [T1] Secretary Formalizes Permanent Restrictions on Aircraft near Reagan National, FAA 보도자료, 문서일 2026-01-22, 열람 2026-09-23, https://www.faa.gov/newsroom/trumps-transportation-secretary-formalizes-permanent-restrictions-aircraft-reagan-national
- [T1] FAA Announces Key Demonstrations: First Remotely Piloted Hybrid-Electric Flight for Cargo, FAA 보도자료, 문서일 2026-08-31, 열람 2026-09-23, https://www.faa.gov/newsroom/faa-announces-key-demonstrations-first-remotely-piloted-hybrid-electric-flight-car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