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비행기와 eVTOL 차이, 날개가 바꾸는 배터리 항속과 수소·하이브리드

전기비행기와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은 같은 배터리를 실어도 갈 수 있는 거리가 다릅니다. 활주로에서 뜨는 전기비행기는 순항하는 동안 날개가 무게를 받쳐 주고, eVTOL은 뜨고 내릴 때마다 로터만으로 기체 무게를 모두 들어 올려야 합니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2020년 6월 10일 피피스트렐(Pipistrel)의 2인승 훈련기 벨리스 일렉트로(Velis Electro)에 완전 전기 항공기로는 세계 첫 형식증명을 내줬습니다(EASA, 2020). 제가 확인한 수소·하이브리드 여객기 계획은 아직 시험 비행이나 설계 단계입니다.

600kg을 날개로 끌 때와 로터로 띄울 때

기준은 벨리스 일렉트로의 형식증명 자료집입니다. 최대 이륙 무게 600kg, 최대 연속 출력 49.2kW, 90초까지만 허용되는 이륙 출력 57.6kW, 11.0kWh 배터리 두 개가 적혀 있습니다(EASA 형식증명 자료집, 2025). 이 무게를 날개로 순항시킬 때와 로터로 호버링(제자리 비행)할 때를 견줬습니다. 순항 속도는 45m/s(162km/h), 양항비는 소형 일반항공기 수준인 10, 프로펠러 효율은 80%로 놓았습니다(독일항공우주센터, 2012). 디스크 로딩 15·64kg/m²와 성능지수 0.70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6인승 참조 기체의 설계값입니다(NASA 에임스·랭글리, 2018).

순항 동력 = 무게 × 속도 ÷ 양항비 ÷ 프로펠러 효율

호버링 동력 = 무게 × √(무게 ÷ (2 × 공기밀도 × 회전면 넓이)) ÷ 성능지수

양항비는 양력을 저항으로 나눈 값이라, 10이면 무게의 10분의 1만 앞으로 밀면 됩니다. 호버링 식은 운동량 이론에서 나오며 공기밀도는 1.225kg/m³를 넣었습니다(NASA 글렌 연구센터, 2025).

비행 상태축에 걸리는 동력순항과 비교
날개로 순항약 33.1kW1배
넓은 로터로 호버링(15kg/m²)약 65.2kW약 2.0배
좁은 로터로 호버링(64kg/m²)약 134.6kW약 4.1배

순항에 드는 33kW는 벨리스의 최대 연속 출력 안에 여유 있게 들어오지만, 넓은 로터로 띄우는 데 필요한 65kW는 90초짜리 이륙 출력 57.6kW보다도 큽니다. 프로펠러와 로터를 축 동력으로 맞댄 거친 비교지만, 같은 무게를 공중에 붙잡아 두는 데 두 배에서 네 배 넘는 동력이 든다는 크기는 분명합니다.

다만 NASA 설계 임무는 수직 상승, 호버링, 수직 하강을 합쳐 비행 한 번에 110초만 잡았고, 호버링 에너지가 순항 에너지보다 작다고 봤습니다(NASA 에임스·랭글리, 2018). 대신 그 순간을 버틸 큰 모터와 고출력 배터리, 순항 중에는 놀고 있는 로터의 무게를 비행 내내 싣고 다녀야 합니다. 출력(kW)이 에너지(kWh)보다 먼저 한계에 닿는 사정은 배터리 Wh와 W 차이를 계산한 글에서, 호버링 식의 유래는 호버링 원리 글에서 이어집니다.

배터리 항속 식에서 양항비는 곱셈으로 들어간다

이른 아침 옅은 안개가 깔린 시골 비행장 계류장에 밝은 회색 2인승 저익 전기비행기가 서 있고, 기수 뒤 동체 옆 충전구에서 굵은 검은 케이블이 오른쪽 회색 지상 충전함까지 이어져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이미지

연료를 태워 가벼워지지 않는 배터리 비행기는 항속 식이 단순합니다(독일항공우주센터, 2012).

항속거리 = 배터리 에너지 밀도 × 전체 효율 × 양항비 × (배터리 무게 ÷ 기체 무게) ÷ 중력가속도

식에 속도는 없고 나머지는 모두 곱셈이라, 양항비가 두 배면 거리도 두 배가 됩니다. 아래 표는 효율 75%(같은 논문의 그래프 가정)와 배터리 무게 비율 30%(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의 eVTOL 계산값)를 고정했습니다(펜실베이니아주립대, 2021).

양항비가까운 기체팩 200Wh/kg팩 250Wh/kg
5.8NASA 쿼드로터 설계약 96km약 120km
8.5NASA 리프트+크루즈 설계약 140km약 175km
10소형 일반항공기약 165km약 206km
20소형기와 글라이더 사이약 330km약 413km

NASA 값은 동력으로 정의한 등가 양항비라 로터 손실이 이미 들어 있어, eVTOL 두 줄은 조금 짧게 나왔을 수 있습니다. 모든 거리는 배터리를 바닥까지 쓴 이론값인데, 같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는 순항 10분 몫만 남겨도 팩 에너지의 13.5~24%가 묶인다고 계산했습니다. 에너지 밀도를 올릴 다음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비교에서 다뤘습니다.

베타가 같은 기체에서 띄우는 모터 넷을 뺐더니

미국 베타 테크놀로지스(BETA Technologies)는 ALIA를 두 가지로 만듭니다. 수직이착륙형은 미는 모터 하나에 띄우는 모터 넷을 더했고, 활주로형은 미는 모터만 남겼습니다(베타 테크놀로지스, 2026).

항목수직이착륙형활주로형(CX300)
날개 길이·승객50피트(약 15m), 5명같음
최고 속도153노트(약 283km/h)같음
최대 시연 거리표기 없음336해리(약 622km)

활주로형의 622km를 항속 식에 거꾸로 넣으면, 효율 75%에서 세 값의 곱이 이만큼 돼야 합니다.

팩 에너지 밀도(Wh/kg) × 양항비 × 배터리 무게 비율 = 622,000m × 9.81 ÷ (3,600 × 0.75) ≈ 2,261

팩 250Wh/kg에 배터리 무게 비율 40%라면 양항비가 약 23이어야 합니다. 베타가 팩 에너지 밀도와 배터리 무게, 시연 때 남긴 예비 에너지를 공개하지 않았으니 이 조합은 어디까지나 제 계산입니다.

인증도 활주로형이 앞서 있습니다. 베타는 2026년 8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CX300의 인증 요건 전체를 받아들였고 수직이착륙형 A250이 그 결과를 이어받는다고 밝혔습니다(베타 테크놀로지스, 2026). 7월에는 형식증명을 연내에 받겠다고 했지만(AIN, 2026), 10월 7일 글까지 회사 보도자료 목록에 형식증명 소식은 없습니다.

수소비행기, 탱크까지 저울에 올리면

수소는 1kg에 33,306Wh를 담아 같은 논문이 쓴 배터리 시스템 값 180Wh/kg의 약 185배입니다. 그런데 50kW를 2시간, 모두 100kWh의 전기를 뽑는 장치 전체를 저울에 올리면 차이가 크게 줄어듭니다(독일항공우주센터, 2012).

전기를 만드는 방식장치 전체 무게1kg당 환산 에너지
배터리556kg180Wh/kg
700bar 수소 + 연료전지151kg(탱크 95.5kg, 수소 5.5kg)662Wh/kg
등유 + 엔진 + 발전기90.5kg1,105Wh/kg

탱크가 수소보다 17배 넘게 무거워 무게 이점은 약 3.7배로 줄고, 프로펠러까지 남는 에너지도 배터리 73%에 비해 연료전지를 거친 수소는 44%입니다. 액체 수소를 쓰면 영하 250도 안팎을 지키는 단열 탱크가 필요합니다.

실제 비행은 엔진 하나만 바꾼 시험이 많았습니다. 제로에이비아(ZeroAvia)는 2023년 1월 19일 19인승 도르니에 228의 왼쪽 엔진을 수소 연료전지 동력장치로 바꿔 10분을 날았습니다(플라이어, 2023). FAA는 2026년 3월 18일 이 회사의 600kW급 전기 모터 ZA601에 쓸 특별 조건을 확정했지만(FAA 연방관보, 2026), 연료전지까지 묶은 ZA600 동력장치의 인증 소식은 회사 뉴스룸 8월 27일 글까지 없습니다. 유니버설 하이드로젠은 2023년 3월 대시 8-300의 2번 엔진을 수소 연료전지 모터로 바꿔 날았지만(리햄 뉴스, 2023) 이듬해 6월 말 회사를 정리한다고 밝혔습니다(AIN, 2024).

하이브리드는 짧은 구간만 배터리에 맡긴다

배터리만으로 승객을 나르려던 계획 하나는 멈춰 섰습니다. 이비에이션(Eviation)의 9인승 앨리스(Alice)는 2022년 9월 시연기로 8분을 난 뒤(AIN, 2022) 새 설계의 시제기를 만들지 못한 채 2025년 2월 개발을 잠정 중단했습니다(AIN, 2025).

하트 에어로스페이스(Heart Aerospace)는 하이브리드 항공기 쪽을 골랐습니다. 2026년 8월 12일에는 이륙 무게 2만 5천 파운드(약 11.3t)가 넘는 배터리 시연기 X1을 27분 동안 띄웠습니다. 9월 23일 공개한 36인승 양산형 ES-36은 땅에서 충전한 배터리로 200km를, 가스터빈 발전기가 비행 중 전기를 보태면 1,200km를 간다고 했습니다. 두 거리 모두 예비분을 따로 남긴 값입니다. 발전기가 전기만 만들어 모터로 보내는 직렬 하이브리드이고, 운항은 FAA 수송기 형식증명(Part 25)을 받은 뒤 2031년이 목표입니다(하트 에어로스페이스, 2026).

저는 200km를 넘는 승객 노선이라면 순수 배터리보다 하이브리드가 먼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봅니다. 항속 식에 팩 250Wh/kg과 양항비 20을 넣어도 예비 에너지를 빼기 전 413km에 그치고, 하트가 36인승 기체의 순수 전기 거리를 200km로 잡은 것도 이 식과 어긋나지 않습니다.

계산이 빼놓은 것과 다음에 나올 문서

위 계산에는 상승, 맞바람, 겨울철 출력 저하, 배터리 노화가 빠져 있고 모두 거리를 줄이는 쪽입니다. eVTOL 쪽은 전환 비행 구간도 뺐습니다. 활주로형 전기비행기 가운데 제가 확인한 형식증명 사례는 낮 시계비행만 승인받은 2인승 벨리스 일렉트로뿐입니다. 다음에 표를 고칠 계기는 베타 CX300의 FAA 형식증명, 제로에이비아 ZA600 동력장치의 인증, 2028년 하반기로 잡힌 하트 ES-36 시제기의 첫 비행입니다.

확인일 2026-10-19

출처

규제기관 문서

연구

회사 발표

언론

기타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