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TOL 어떻게 땅 위를 뜨는지? | 모터·전력 시스템 구조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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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편에서 배터리를 다뤘으니, 이번에는 그 에너지를 실제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힘으로 바꾸는 부분을 봅니다. 모터와 전력 시스템입니다. 배터리가 eVTOL의 연료탱크라면, 모터와 전력 시스템은 엔진과 변속기에 해당하죠. 이 부분을 공부하면서 개발자로서 반가웠던 점이 있습니다.  eVTOL의 모터 제어는 본질적으로 소프트웨어 문제라는 것 입니다. 여러 개의 모터를 독립적으로, 밀리초 단위로 제어하면서 기체의 자세와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복잡한 실시간 제어 소프트웨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분산전기추진(DEP) — 서버 이중화의 항공 버전 eVTOL의 추진 시스템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이 분산전기추진(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 DEP)입니다. 하나의 큰 엔진 대신, 여러 개의 작은 전기 모터를 기체 곳곳에 분산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안전성.  모터 하나가 고장나도 나머지 모터들이 비행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에게 이건 서버 이중화(Redundancy)와 정확히 같은 개념입니다.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을 제거하는 설계입니다. Joby S4는 6개, Archer Midnight는 12개의 프로펠러를 가지고 있어서 일부가 멈춰도 안전하게 비행하거나 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둘째, 효율.  작은 모터 여러 개를 최적의 위치에 배치하면, 날개 위의 공기 흐름을 개선하여 양력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추진-양력 연동(Propulsion-Airframe Integration)"이라고 합니다. 셋째, 소음 저감.  작은 프로펠러 여러 개는 큰 프로펠러 하나보다 소음이 적습니다. 각 프로펠러의 회전 속도를 미세하게 다르게 조절하면 소음 간섭 패턴을 분산시켜 체감 소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기 모터의 종류 — PMSM이 대세인 이유 eVTOL에 주로 사용되는 모터는 영구자석 동기 모터(PMSM, P...

전고체·리튬황 배터리 | eVTOL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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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편에서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다뤘습니다. 에너지 밀도 250~300Wh/kg, 사이클 수명 1,000~2,000회, 열폭주 위험. 이 숫자들로 eVTOL이 날 수는 있지만, 사업적으로 성립시키기에는 빠듯합니다. 항속거리가 짧고, 배터리 교체가 잦고, 안전 마진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중요합니다. 전고체(Solid-State), 리튬황(Li-S), 실리콘 음극(Silicon Anode) 등 차세대 기술이 실현되면 eVTOL의 경제성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솔직하게 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는 배터리 전문가가 아니므로 화학 반응 메커니즘을 깊이 설명하기보다, 투자자가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와 타임라인의 현실성에 집중하겠습니다. 기술 로드맵을 소프트웨어 릴리즈 사이클처럼 읽어보겠습니다. 약속한 일정과 실제 딜리버리 사이의 갭이 핵심입니다. 실리콘 음극 — 가장 가까운 현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Anode)은 주로 흑연(Graphite)으로 만듭니다. 실리콘 음극은 이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는 기술입니다. 실리콘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론적 용량이 흑연의 약 10배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무게의 음극에 10배 더 많은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다면, 배터리 전체의 에너지 밀도가 크게 올라갑니다. 현실적으로 실리콘을 일부 혼합(흑연+실리콘)하는 방식으로 셀 에너지 밀도를 300~400Wh/kg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실리콘은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약 300~400% 팽창합니다. 충전하면 부풀고 방전하면 줄어드는 것을 반복하면서 물리적으로 부서집니다. 이 문제가 사이클 수명을 급격히 줄입니다. 현재 업계는 나노 구조, 산화실리콘(SiOx) 활용, 바인더 개선 등으로 이 문제를 완화하고 있으나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실리콘 음극은 "가장 빠르게 현실화될 차세대 기술"입니다. 이미 일부 전기차에 소량의 실리콘이 혼합된 음극이 적용되고 있고, e...

eVTOL 배터리,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 비전공자가 바라보는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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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배터리 전공자가 아닙니다.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한 개발자이고, 배터리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왜 빨리 닳는지 불평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eVTOL에 투자하면서 배터리를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업 분석을 할 때마다 "에너지 밀도", "C-rate", "열폭주"라는 단어가 나오고, 이걸 이해 못 하면 그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비전공자인 제가 배터리를 공부하면서 "아, 이게 핵심이구나"라고 깨달은 것들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전문가가 보면 지나치게 단순화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투자자 관점에서 "이 정도는 알아야 기업 비교가 된다"라는 수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왜 전기차 배터리를 그대로 못 쓰는가 가장 먼저 들었던 의문이 이것이었습니다. 테슬라 모델 3가 한 번 충전으로 400km 넘게 달리는데, 왜 eVTOL은 150km도 힘든 걸까?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 아닌가? 답은 간단합니다. 자동차는 땅 위를 굴러가고, eVTOL은 하늘에 떠 있어야 합니다. 자동차는 바퀴가 차체를 떠받치므로 엔진(모터)은 앞으로 미는 힘만 내면 됩니다. eVTOL은 공중에서 자기 무게를 스스로 지탱해야 합니다. 중력을 이기려면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물리적으로 더 정확히 말하면, 자동차의 에너지 소비는 주로 구름 저항과 공기 저항을 이기는 데 쓰입니다. eVTOL의 에너지 소비는 양력을 만드는 데 쓰입니다. 특히 수직 이착륙과 호버링 구간에서 에너지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Joby의 공개 데이터를 참고하면, 이착륙 시 순항 대비 3~5배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에서는 배터리 무게가 좀 늘어나도 성능에 큰 영향이 없지만(바퀴가 떠받치니까), eVTOL에서는 배터리 무게가 1kg 늘면 그 1kg을 띄우기 위해 추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를 위...

eVTOL 산업 지도 | 기체만 만들면 끝? 밸류체인 전체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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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TOL 하면 하늘을 나는 기체를 먼저 떠올립니다. Joby의 S4, Archer의 Midnight 같은 항공기가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니까요. 하지만 기체만 만든다고 하늘택시 사업이 되지 않습니다. 비행기가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공항 없이는 운항할 수 없는 것처럼, eVTOL도 이착륙장, 충전 시설, 교통관리 시스템, 정비 인프라, 예약 플랫폼까지 갖춰져야 비로소 서비스가 됩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정확히 같은 구조입니다. 아이폰(기체)만으로는 가치가 제한적이고, 앱스토어, 개발자 생태계, 통신 인프라, 결제 시스템이 결합되어야 플랫폼으로 작동합니다. eVTOL 산업도 여러 레이어가 맞물려야 돌아가는 생태계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레이어에 돈을 넣을지가 핵심 판단입니다. 레이어 1: 기체 OEM (항공기 제조) 가장 눈에 보이는 레이어입니다. eVTOL 기체를 설계·제조·인증받는 기업들입니다. 현재 상장된 주요 기업은 Joby Aviation, Archer Aviation, EHang, Eve Air Mobility 등이 있고, 비상장으로는 Wisk Aero(Boeing 자회사), Beta Technologies, Vertical Aerospace 등이 있습니다. 이 레이어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인증입니다. 기술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기체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여럿이지만, FAA나 EASA의 형식인증(TC)을 먼저 받는 회사가 시장 선점권을 가집니다. 인증은 기술 시험뿐 아니라 수천 페이지의 문서 작업, 수백 시간의 비행 시험 데이터 축적을 필요로 하므로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이 레이어는 가장 직관적이지만 리스크도 가장 큽니다. 인증 지연, 자금 소진, 기술적 실패 모두 기체 OEM에서 발생합니다. 레이어 2: 핵심 부품·소재 기체 아래에는 부품과 소재 공급망이 있습니다. eVTOL의 핵심 부품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배터리 셀 및 팩.  eVTOL의 심장입니다. 항공용 배터리는 자동...

eVTOL 시장, 진짜 몇 조짜리인가? | 시장 예측 보고서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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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TOL 관련 기사를 읽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숫자만 보면 흥분되지만, 개발자 습관이 발동합니다. 이 숫자의 전제 조건은 뭔가? 누가 추정한 건가? 왜 보고서마다 숫자가 다른가? 투자에서 시장 규모 추정은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시장이 작으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반대로 시장이 크더라도 그 숫자가 비현실적이면 오히려 거품 신호입니다. 이 글에서는 주요 기관의 eVTOL/UAM 시장 전망 보고서를 비교하고, 그 숫자들이 어떤 전제 위에 서 있는지 팩트체크합니다. 주요 기관별 시장 전망 숫자 시장 규모 추정치를 기관별로 정리하면 상당한 편차가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글로벌 UAM/AAM 시장을 약 1조 달러 이상으로 전망한 바 있으며, 이는 가장 낙관적인 추정 중 하나입니다. 맥킨지는 2030년 기준 AAM 시장을 수백억 달러 규모로 보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또 다른 항공 리서치 기관들은 eVTOL 기체 시장만을 분리해서 2030년 기준 100~300억 달러 범위로 추정합니다. 이 숫자들이 제각각인 이유는 단순합니다. 정의하는 시장의 범위가 다르고, 전제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숫자가 다른 이유 — 전제 조건 해부 시장 규모 보고서를 읽을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전제가 네 가지 있습니다. 첫째, 시장의 정의 범위.  2편에서 정리했듯이 eVTOL(기체), UAM(서비스), AAM(전체 생태계)은 각각 다른 레이어입니다. 기체 제조 시장만 보면 수백억 달러이지만, 운항 서비스·인프라·정비·보험까지 합치면 수천억 달러로 커집니다. 보고서가 어떤 범위를 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상용화 시점 가정.  대부분의 보고서는 2025~2028년 사이에 주요 기업이 상용 운항을 시작한다고 가정합니다. 만약 인증이 2~3년 지연되면 시장 규모도 그만큼 뒤로 밀립니다. 인증 지연은 이 산업에...

멀티콥터·틸트로터·리프트앤크루즈 | 어떤 방식이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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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TOL 관련 기사에 나오는 기체 사진을 보면, 같은 eVTOL인데도 생김새가 완전히 다릅니다. 어떤 건 대형 드론처럼 프로펠러가 잔뜩 달려 있고, 어떤 건 비행기에 프로펠러를 붙인 모양이고, 어떤 건 날개 위에 작은 프로펠러와 뒤쪽에 큰 프로펠러가 따로 달려 있습니다. 이게 단순한 디자인 차이가 아닙니다. 비행 방식과 추진 구조 자체가 다르고, 그래서 속도, 항속거리, 에너지 효율, 소음, 안전성까지 전부 달라집니다. 소프트웨어로 치면 아키텍처 선택입니다. 모놀리식으로 갈지, 마이크로서비스로 갈지, 서버리스로 갈지에 따라 확장성과 유지보수 비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eVTOL에서 이 아키텍처 선택이 멀티콥터, 틸트로터, 리프트앤크루즈 세 가지입니다. 어떤 방식을 선택했느냐가 그 기업의 사업 모델, 목표 시장, 상용화 난이도를 결정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걸 모르면 기업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멀티콥터 — 가장 단순하지만 한계가 뚜렷한 방식 멀티콥터(Multicopter)는 우리가 아는 드론을 크게 키운 형태입니다. 여러 개의 고정 프로펠러(보통 4~8개 이상)가 위를 향해 달려 있고, 이 프로펠러들의 회전 속도를 개별적으로 조절해서 이착륙과 이동을 합니다. 날개가 없습니다. 장점은 단순함입니다.  기계적 구조가 단순하므로 개발 난이도가 낮고, 유지보수가 쉬우며,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도 상대적으로 간단합니다. 부품이 움직이는 부분(가동부)이 적다는 것은 고장 확률이 낮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EHang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세계 최초로 형식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이 구조적 단순함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단점은 효율입니다.  순항할 때도 프로펠러가 기체를 위로 떠받치면서 앞으로 밀어야 합니다. 비행기 날개처럼 양력을 발생시키는 구조가 없으므로, 전력 소모가 큽니다. 결과적으로 항속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립니다. 대부분의 멀티콥터 eVTOL은 항속거리 30~50km, 최대 속도 100~130...

UAM, eVTOL, AAM — 뉴스마다 다른 단어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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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TOL 관련 뉴스를 읽다 보면 혼란스러운 순간이 옵니다. 어떤 기사는 "UAM 시대가 온다"고 하고, 다른 기사는 "eVTOL 시장이 커진다"고 하며, 또 다른 보고서는 "AAM 산업 전망"을 이야기합니다. 하늘택시, 드론택시, 에어택시라는 표현까지 섞이면 도대체 이게 다 같은 말인지 다른 말인지 헷갈립니다. 개발자라서 네이밍에 민감합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변수명 하나 잘못 지으면 나중에 코드베이스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걸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이 산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공부할 때 용어 정리를 안 하고 넘어갔더니, 나중에 기업 분석을 할 때 "이 회사가 말하는 시장"과 "저 보고서가 말하는 시장"이 같은 건지 다른 건지 구분이 안 됐습니다. 이 글에서 용어를 확실하게 정리합니다. 한 번만 읽어두면 앞으로 어떤 기사를 보든 헷갈리지 않을 겁니다. eVTOL — 하드웨어를 가리키는 말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은 기체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전기 동력으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 그 물리적 하드웨어 자체를 말합니다. 소프트웨어로 비유하면 eVTOL은 디바이스입니다.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처럼, Joby S4나 Archer Midnight라는 기체가 eVTOL입니다. 서비스나 생태계가 아니라 "날아다니는 그 물건"을 말할 때 쓰는 단어입니다. eVTOL의 핵심 조건은 세 가지입니다. 전기 동력(electric)일 것, 수직 이착륙(VTOL)이 가능할 것, 사람 또는 화물을 운송할 수 있을 것. 이 세 가지를 충족하지 못하면 eVTOL이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VTOL이라는 용어는 eVTOL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헬리콥터도 VTOL이고, 해리어 전투기도 VTOL입니다. eVTOL에서 'e'가 붙은 이유는 전기 동력이라는 점을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UAM —...

Joby Aviation | 10-Q 숫자로만 판단하면 이 회사는 몇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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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3의 첫 번째 기업은 Joby Aviation(티커: JOBY)입니다. eVTOL 업계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이름이고, 제가 이 섹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1편에서 말했듯이 Joby의 시험비행 영상을 보고 "이건 진짜구나"라고 느낀 게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상은 감상이고 투자는 투자입니다. 이 글에서는 감상을 전부 빼고, SEC Filing에 기록된 숫자만으로 Joby를 평가합니다. 10-Q(분기 보고서), 10-K(연간 보고서)에서 직접 뽑은 데이터와 yfinance에서 확인한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업 개요 Joby Aviation은 2009년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에서 JoeBen Bevirt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2021년 SPAC(특수목적인수회사)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습니다. 핵심 사업은 eVTOL 기체 제조와 에어택시 서비스 운영을 수직 통합하는 것입니다. 기체만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직접 운항 서비스까지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5편에서 비유했듯이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만드는 모델과 유사합니다. 주요 투자자로 도요타(Toyota)가 있으며, 도요타는 자동차 양산 노하우를 Joby의 기체 제조에 적용하는 데 협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공군(AFWERX)과의 계약도 체결하여 군사용 응용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S4 기체 스펙 Joby의 기체는 S4로 불리며, 틸트로터 방식입니다. 3편에서 다뤘듯이 틸트로터는 성능이 가장 우수하지만 기술 난이도도 가장 높은 방식입니다.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최대 속도 약 322km/h(200mph), 항속거리 약 161km(100마일), 탑승 인원 파일럿 포함 5명(승객 4명), 프로펠러 6개(틸트 방식)입니다. 소음 수준은 순항 시 약 45dBA(300m 거리 기준)로, 이는 일반 대화 수준에 해당하며 헬리콥터 대비 100배 이상 조용하다고 Joby는 주장합니다. 이 스펙이 중요한 이유는, 항속거리 161km가 ...

eVTOL 무엇으로 만드나? | 탄소복합재와 경량화의 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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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2의 마지막 글입니다. 배터리(7~8편), 모터(9편), 자율비행(10편), 안전성(11편)을 다뤘고, 이번에는 기체 자체를 구성하는 소재 이야기입니다. eVTOL에서 소재가 중요한 이유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무게가 곧 성능입니다. 7편에서 배터리의 "무게 나선(Weight Spiral)"을 설명했는데, 기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체가 1kg 가벼워지면 그만큼 배터리를 덜 싣거나, 같은 배터리로 더 멀리 날 수 있습니다. 개발자에게 익숙한 비유로 하면, 코드 최적화와 같습니다. 불필요한 의존성을 줄이고 코드를 가볍게 만들면 실행 속도가 빨라지듯, 기체 무게를 줄이면 비행 성능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코드 최적화에 한계가 있듯이, 기체 경량화에도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왜 알루미늄이 아닌가 기존 항공기의 주재료는 알루미늄 합금입니다. 가볍고, 강하고, 가공이 용이하며, 수십 년간의 항공 사용 이력이 있어서 신뢰성도 검증되었습니다. 그런데 eVTOL 기업 대부분은 알루미늄이 아닌 탄소섬유복합재(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olymer)를 주재료로 선택합니다. 이유는 무게 대비 강도(비강도)입니다. 알루미늄 합금의 밀도는 약 2.7g/cm³, 인장 강도는 약 450~600MPa입니다. CFRP의 밀도는 약 1.5~1.6g/cm³, 인장 강도는 1,500~3,000MPa 이상입니다. 밀도는 절반 이하인데 강도는 수 배 높습니다. 같은 강도의 구조물을 만들면 CFRP가 알루미늄보다 40~60% 가볍습니다. 이 무게 차이 가 eVTOL에서는 결정적입니다. 기체 구조물이 전체 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이므로, 소재를 바꾸는 것만으로 전체 무게의 8~18%를 줄일 수 있습니다. 8편에서 다뤘듯이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8% 올리는 것은 수년이 걸리지만, 소재 전환으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CFRP의 단점 — 공짜 점심은 없다 CFRP가 만능은 아닙니다. 몇 가지 중요한 단점이 ...

eVTOL 사고 나면? | 안전성을 계산기로 두들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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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배터리가 꺼지면 그냥 떨어지는 거 아니야?" eVTOL 이야기를 꺼내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반응입니다. 투자자로서 이 질문을 회피할 수 없습니다. 안전성은 인증의 핵심이고, 인증은 상용화의 전제이며, 상용화는 투자 수익의 전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안전성을 따져봅니다. FAA가 요구하는 안전 기준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eVTOL의 다중 중복 설계가 그 기준을 어떻게 충족하는지, 그리고 공개된 시험비행 사고 사례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10⁻⁹ — 이 숫자의 의미 항공 안전의 핵심 지표는 치명적 사고 확률입니다. FAA가 요구하는 기준은 치명적 사고가 10억 비행 시간당 1회 미만 , 즉 10⁻⁹/flight hour입니다. 이 숫자가 얼마나 엄격한지 소프트웨어로 비유해보겠습니다. SLA(Service Level Agreement) 99.999%(파이브 나인)는 연간 다운타임이 약 5분이라는 뜻입니다. 이것도 극도로 높은 기준인데, 항공의 10⁻⁹은 이보다 훨씬 위입니다. 대략 "나인 나인(99.9999999%)"에 해당합니다. 인간이 만드는 시스템 중 항공이 가장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분야라는 게 숫자로 확인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기준이 시스템 전체에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개별 부품(모터 하나, 배터리 셀 하나)의 고장 확률이 10⁻⁹일 필요는 없습니다. 개별 부품은 고장날 수 있되, 시스템 전체가 10⁻⁹의 안전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중복 설계(Redundancy)입니다. 다중 중복 설계 — 고장을 전제한 설계 eVTOL의 안전 철학은 "고장이 안 나게 만든다"가 아니라 "고장이 나도 안전하게 만든다" 입니다. 이 철학의 핵심이 다중 중복 설계입니다. 모터 중복. 9편에서 다뤘듯이 eVTOL은 여러 개의 독립 모터를 장착합니다. Jo...

자율비행 eVTOL | 파일럿 없는 하늘택시의 기술 난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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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TOL의 최종 목표 중 하나는 파일럿 없는 자율비행입니다. 파일럿이 탑승하지 않으면 좌석 하나를 승객에게 줄 수 있고, 인건비가 절감되며, 운항 스케줄링의 유연성이 높아집니다. 경제성 측면에서 자율비행은 eVTOL 사업 모델의 판을 바꿀 수 있는 요소입니다. 자율주행차 관련 뉴스를 몇 년째 봐왔던 입장에서, 자율비행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자율주행도 아직 못 했는데 자율비행이?"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의외의 관점이 있었습니다. 하늘이 도로보다 오히려 자율 운항에 유리한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율주행보다 자율비행이 쉬울 수 있는 이유 직관에 반하지만, 논리적으로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도로에는 보행자, 자전거, 다른 차량, 공사 구간, 신호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넘쳐납니다. 자율주행차의 AI는 이 모든 변수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에지 케이스(Edge Case)의 종류가 사실상 무한합니다. 어린아이가 갑자기 뛰어나오거나, 공사 신호가 손으로 그려진 종이라거나, 도로 위에 이상한 물체가 있거나. 하늘은 다릅니다. 지정된 항로(Corridor)를 따라 비행하고, 장애물은 다른 항공기와 빌딩 정도이며, 보행자나 자전거가 없습니다. 통제 변수가 도로보다 훨씬 적습니다.  날씨와 바람이라는 변수가 추가되지만, 이것은 기상 데이터로 예측 가능한 영역입니다. 개발자 관점에서 정리하면, 자율주행은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의 AI 판단" 문제이고, 자율비행은 "통제된 환경에서의 자동화" 문제에 더 가깝습니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단순화이고, 자율비행에도 충분히 어려운 기술 과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자율비행 레벨 — 어디까지 왔는가 자동차 업계에 자율주행 레벨(SAE Level 0~5)이 있듯이, 항공에서도 자율성 수준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통일된 레벨 체계는 아직 없지만, 대략적으로 네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파일럿 수동 ...

2030년 출근길에 eVTOL 탄다? | 현실적 일상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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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의 마지막 글입니다. 지금까지 eVTOL이 뭔지(1편), 용어를 어떻게 구분하는지(2편), 어떤 방식이 있는지(3편), 시장이 얼마나 큰지(4편), 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되는지(5편)를 다뤘습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2030년에 실제로 eVTOL을 타는 일상이 어떤 모습일지 그려봅니다. 단, 이건 SF가 아닙니다. 현재 공개된 기업 로드맵, 정부 계획, 기술 스펙을 기반으로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린 시나리오입니다. 가능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을 명확히 구분하겠습니다. 시나리오: 2030년 서울, 김포공항에서 잠실까지 월요일 오전 7시 30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출장 귀환자가 잠실 오피스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현재 옵션은 두 가지입니다. 지하철(공항철도 → 환승 → 2호선)로 약 60~70분, 택시로 교통 상황에 따라 40~90분. 출근 시간대에 택시비는 약 3~4만 원입니다. 2030년 시나리오에서는 세 번째 옵션이 추가됩니다. 김포공항 버티포트에서 eVTOL을 타고 잠실 롯데타워 인근 버티포트까지 약 15분 비행. 서울시가 공개한 K-UAM 로드맵에 따르면, 김포공항과 잠실은 초기 UAM 노선 후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무엇이 갖춰져야 하는지, 하나씩 따져봅니다. 전제 조건 1: 기체 인증 완료 2030년 시나리오가 성립하려면 최소 1~2개 기업의 eVTOL이 상용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Joby Aviation과 Archer Aviation은 2025~2026년 FAA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년의 여유를 감안하면 2030년까지 인증이 완료될 가능성은 높은 편입니다. 다만 인증 일정은 역사적으로 거의 항상 지연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보잉의 737 MAX 재인증, 에어버스의 A350 인증 등 기존 항공기도 인증 지연을 겪었습니다. eVTOL은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이므로 예상치 못한 추가 요구사항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실성 평가: 실현 가능...

하늘을 나는 택시, 진짜로 가능한가? | eVTOL 첫 번째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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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본 SF 영화에는 항상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스피너, 제5원소의 뉴욕 상공 택시, 스타워즈의 에어스피더까지. 한 번쯤 "저게 진짜 된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정확히 3년 전, 유튜브에서 Joby Aviation의 시험비행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솔직한 반응은 "CG 아닌가?"였습니다. 프로펠러 6개가 달린 항공기가 수직으로 떠오르더니, 프로펠러 각도를 틀어 비행기처럼 앞으로 날아가는 영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검색을 좀 더 해보니 FAA(미국 연방항공청) 공식 문서에 이 회사의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기록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이건 SF가 아니라 진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이 산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그 첫 번째 기록입니다. eVTOL이 뭔지, 왜 지금 이 시점에 등장했는지, 그리고 정말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하늘택시를 탈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eVTOL이란 무엇인가 eVTOL은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약자입니다. 번역하면 '전기 수직 이착륙기'. 이름이 말해주는 그대로, 전기 동력으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입니다.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전기(electric) . 기존 헬리콥터는 제트 연료를 태우는 엔진으로 날지만, eVTOL은 배터리와 전기 모터로 구동됩니다. 둘째, 수직 이착륙(VTOL) . 활주로 없이 건물 옥상이나 소규모 패드에서 바로 이착륙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도심 한복판에서 소음 적게, 탄소 배출 없이, 활주로 없이 뜨고 내릴 수 있는 항공기가 됩니다. 기존에 이게 불가능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배터리 기술이 항공기를 띄울 만큼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비로소 "전기로 비행"이 현실 영역에...